순환매 주목, 투자 전략은?
국제적 이벤트 앞두고 시장 변화 대비해야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로 KOSPI 지수가 2,900선을 돌파하며 뜨거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이후 3년 여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 지수 2,900선을 넘었다. 이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K-디스카운트) 해소에 더불어 3,000 포인트 도달과 중장기 상승 추세까지 기대하게 만드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주 ‘주말엔 경제’에선 대신증권의 최신 투자 전략 보고서(2025년 6월 13일자)를 바탕으로, KOSPI 상승 배경과 다음 주 시장 전망을 분석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시선 변화, 상법 개정 기대, 글로벌 경제 이벤트가 시장에 미칠 영향 등 일반 투자자를 위한 핵심 정보 알아본다.

외국인 매수세와 KOSPI 상승 동력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3일 기준, 최근 7거래일 동안 4조 원 이상을 한국 증시에 쏟아부으며 KOSPI는 지난해 고점인 2,900선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 기업의 기초 체력(펀더멘털) 개선과 글로벌 투자 심리 회복에 대한 외국인의 낙관적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이정민, 정해창)은 “외국인의 매수세는 중장기 상승 추세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주가가 더 오르기 어려운 기술적 저항 구간과 단기 조정 가능성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급등 종목에서는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어, 투자자들은 상승세를 활용하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디스카운트 해소와 밸류에이션 정상화
한국 증시는 ‘K-디스카운트’로 불리는 저평가 문제로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 대비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상법 개정안(기업 이사들의 소액주주 보호 의무 강화)이 논의되었으나, 지난 4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연기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상법 개정을 약속한 바 있지만, 새로 구성된 여당 원내 지도부의 관련 조치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앞서 상법 개정을 추진한 점을 고려하면, 추후 논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KOSPI의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9.82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7배로 상승하며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PER은 주가가 기업의 예상 수익 대비 얼마나 비싼지, PBR은 주가가 기업의 자산 가치 대비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3년 평균 PER(10.16배)에 근접한 현재 수준은 KOSPI가 3,000p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단기 차익실현 압력도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글로벌 이벤트와 섹터별 투자 기회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로벌 이벤트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1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 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첫 외교 무대로, 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에너지 협력 논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 예상되지만, 연내 금리 인하 전망(2회)과 트럼프 관세 정책의 후퇴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 오는 17일 열리는 일본은행(BOJ) 금리 결정 내용과 16~17일 발표되는 미중 경제 지표(소매판매, 산업생산)도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또 최근 이스라엘-이란 간 미사일 공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져, 한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새 정부 구성 후 연일 오름세를 보이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12일 2,900 포인트를 넘긴 후 이란-이스라엘 간 잇따른 공습 소식 이후 2,900대를 내줬다.
최근 투자자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오른 주식들에서 이익을 실현하며 자금을 다른 분야로 이동시키고 있다. ‘순환매’, 쉽게 말해 돈이 한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주목받는 분야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도체, 자동차,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2차전지, 디스플레이 업종이다. 이들은 기업의 수익이나 성장 가능성이 좋은데도 주가가 낮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로 평가된다.
정리하자면, 코스피 2,900선 돌파는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와 한국 증시 저평가(K-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글로벌 환경 개선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는 중장기 상승 추세와 투자 심리 회복을 상징하며, 가치평가 정상화로 코스피 3,000p 도달 가능성도 열었다. 그러나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과 오는 15~19일 예정된 G7 정상 회의, 미국 FOMC 회의, 일본 BOJ 금리 결정과 중동 전쟁 위협 등 글로벌 이벤트의 불확실성이 남는다.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감도 한국 저평가 해소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반도체, 자동차 등 저평가된 업종에 분산 투자하고, 글로벌 및 국내 정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증권사 분석의 핵심이다.
*이 기사는 본지 ‘주말엔 경제’ 기획 기사로, 경제 투자 관련 증권사 등 전문 분석팀의 최신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분석, 요약해 독자에게 제공한다. 모든 투자 선택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