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로 나타난 경남 민심, 대선 판세 영향은?

사전투표율 31.71%…전국 최하위권
중도층, 20대 유권자 향방 주목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에서 하동군이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시부 중에서는 사천시가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시각자료 작성=편집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남 지역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알려진 경남에서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며, 중도층과 20대 유권자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경남 사전투표율 31.71%, 전국 평균 밑돌아
하동, 함양, 남해 고령 인구 많은 지역 투표율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경남의 사전투표율은 31.71%로 전국 평균(34.74%)보다 낮았다. 이는 대구(25.63%), 부산(30.37%)에 이어 전국 최하위권에 해당한다. 경남 전체 유권자 277만 명 중 약 88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보수 강세 지역인 경남에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가 저조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로는 창원시가 특히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는 27.99%로 도내 최저를 기록했으며, 의창구(28.42%)와 성산구(28.88%)도 뒤를 이었다. 반면, 군 단위 지역에서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하동군(45.03%), 함양군(41.54%), 남해군(41.33%) 등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 경남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세대별 투표 참여 격차를 드러냈다. 사천시는 35.12%로 도내 시부 중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으며, 김해시는 29.89%로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중도층 이재명 우세, 20대는 성별 격차 뚜렷

MBC경남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남 지역의 중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경남의 정치 지형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도층의 표심은 이번 대선에서 경남의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으며, 양당 모두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대 유권자층에서는 남성과 여성 간 지지율 격차가 두드러졌다. 남성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여성 유권자들은 이재명 후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성별 격차는 젊은 층의 가치관과 정치적 우선순위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층의 이탈과 젊은 층의 분화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경남에서 정치적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남의 주요 인사들도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양산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창원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사법·행정 장악을 막아야 한다고 맞섰다. 양당 모두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남은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돼 왔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중도층의 지지 변화와 20대 유권자의 성별 격차, 그리고 지역별·세대별 투표율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 중심의 군 단위 지역에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청년층이 많은 도시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저조해 세대 간 정치적 관심도의 차이가 뚜렷했다.

본투표를 며칠 남기지 않은 남은 기간 동안 양당이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를 어떻게 공략할지, 그리고 최종 투표율이 경남의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