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온 견디는 ‘페루가리비’ 국내 도입
양식 산업 활력 불어넣을까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상남도가 가리비 양식산업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남미산 고수온 내성 품종인 ‘페루가리비’를 국내에 들여와 새로운 가리비 품종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경남은 국내 가리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고수온 현상이 반복되며 가리비 폐사가 늘고, 생산성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에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기존 품종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품종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소는 이미 지난 1999년부터 가리비류 인공종자 생산기술을 개발해왔고, 최근에는 미국산 해만가리비 품종개량,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올해는 엘니뇨 등 해수온 상승에 견디는 것으로 알려진 페루가리비를 이식해 교잡종을 개발하고 있다.
현장실습, 종자 생산 기술교육도
가리비는 현재 홍가리비 품종에 집중돼 있어 품종 단일화와 과잉 생산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경남도는 이에 대응해 다양한 품종을 확보하고, 어업인들이 스스로 종자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이번 기술교육은 지난 4월 1일부터 21일까지 치패 생산부터 먹이 배양, 유생 관리까지 현장 실습 위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종자 부산물은 교육생과 가리비수협에 분양돼 해역별 성장 모니터링에 활용된다. 연구소와 가리비수협은 지난해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추진 중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양환경의 변화 속에서 경남도의 이번 시도가 국내 양식업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